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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04-04 10:54
영국 인문학의 힘, 히스토리 보이즈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2,943  
   http://blog.donga.com/confetti/archives/2383 [732]
 
얼마 전 서울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는 영국 최고의 극작가인 앨런 버넷이 영국 북부 셰필드의 한 공립학교 영재반인 옥스브리지준비반(옥스퍼드대학교와 캠브리지대학교를 준비하는 특별영재반) 학생들을 배경으로 쓴 연극 "히스토리 보이즈(The History Boys)"가 상영되었다. 영국에서도 공전의 히트를 했던 이 연극에 대한 한국 연극 비평계의 찬사가 이어졌다. 그 중에서도 "한잔의 선식"이란 대중문화 비평 블로그의 '삼척동자'란 필명의 작가는 "히스토리 보이즈"를 영국 최고 엘리트 고교생들을 대상으로 한 대조적 인문학 수업을 통한 ‘지의 향연’이란 관점에서 바라보았다. 한국 교육에서는 불가능한 수준의 깊고 넓은 인문학적 지식과 논의가 자연스럽게 영국 공립학교 교실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필자는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IYNN은 한국 사회에 만연한 미국편향의 교육을 넘어서 정통 유럽식 교육, 특히 영국의 수준 높은 인문사회교육의 풍부한 자양분을 한국의 청소년들에게 지속적으로 소개할 것이다. IYNN이 이 번 여름에 개최하는 아카데미 행사 역시 영국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자연스럽게 진행되는 깊은 인문학 교육의 한 단면을 옥스퍼드를 중심으로 한 영국 최고 아카데미아들을 통해서 보여주려 한다. "히스토리 보이즈"에 대한 아래 평론을 통해서 영국 중고등 교육의 인문학적 힘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평론 전문을 아래에 올리고, 블로그 해당 사이트는 상기에 링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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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의 매력을 일깨우는 히스토리 보이즈"
 
이 연극을 보며 많은 이들은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1990년)를 떠올릴 겁니다. 엘리트 남자고교생을 상대로 시험의 노예가 되지 않고 진정한 삶의 주인이 되도록 이끄는 교사가 등장한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그들의 수업이 “죽은 사람이 남긴 빵을 함께 나눠 먹는 동맹의식”을 닮았다는 점에서도 그러합니다.
 
하지만 학생들이 “캡틴, 오 마이 캡틴”이라고 우러르는 키팅 선생과 같은 멋진 교사는 기대하진 마시라. 그 비슷한 교사가 등장하긴 합니다. 학생들의 자유로운 영혼을 한껏 고양시키는 늙은 문학교사 헥터(최용민)와 통념의 역사에 맞서 독창적 역사를 강조하하는 젊은 역사교사 어윈(이명행)입니다. 헥터와 어윈의 조합은 얼핏 문학교사였던 키팅의 인문학적 확대로도 보입니다.
 
그러나 두 사람은 키팅과 달리 교사로서 치명적 결격사유를 지닌 문제적 교사입니다. 둘 다 동성애 성향을 지녔는데, 문제는 남자제자들을 상대로 그 은밀한 탐닉을 벌인다는 데 있습니다. 자유분방한 헥터는 방과 후 남학생 중 한 명을 돌아가며 오토바이 뒷자리에 태우고 가다 제자들이 다 눈치챌만큼 위태위태한 성희롱을 벌입니다. 다소 내성적인 어윈은 교장선생의 여비서와 사귈 정도로 매력 넘치는 남자 제자를 마음에 두고 남몰래 애를 태우는데 이 역시 눈치 빠른 제자들 눈에 다 들통이 나고 맙니다.
 
게다가 두 사람의 교육관은 서로 상충됩니다.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 진학을 꿈꾸는 ‘옥스브리지 반’의 엘리트 학생들에게 시험엔 별 도움이 되지 않는 일반교양(liberal arts, 직역하면 ‘자유로운 시민을 위한 고전교육을 뜻하는 인문학적 교양)을 가르치는 헥터는 구제불능의 로맨티스트입니다. 그는 인문학이 아무 쓸모가 없기에 비로소 쓸모가 생긴다는 무용지용(無用之用)을 굳게 믿는 보편적 가치의 옹호자입니다. 그래서 자신의 수업이 시험이나 출세 같은 세속적 목표로부터 순수한 성역으로 남아있길 바랍니다. 그가 교실 문을 잠근 채 펼치는 자유분방한 토론과 상황극으로 영혼의 자유와 충만을 일깨우는 장면은 이를 압축적으로 보여줍니다.
 
반면 옥스브리지 반 학생들의 역사 논술 및 면접 기술을 가르치기 위해 특별 채용된 어윈은 영악한 리얼리스트입니다. 천편일률적인 역사적 사실에 기초한 답안지 보다 기상천외한 논지로 전개되는 답안지가 옥스브리지 시험관들에게 얼마나 신선하게 다가서는지를 꿰뚫는 실용주의자입니다. 그래서 제자들이 헥터의 수업시간에 배운 박학다식한 인문학적 지식을 마음의 양식으로만 간직하지 말고 전략적으로 활용해야한다고 믿고 이를 실천에 옮기도록 합니다.
 
이들로부터 수업을 받는 7명의 엘리트 학생들은 갈등합니다. 그것은 문학과 역사, 감성과 이성, 환상과 사실, 본질과 실용, 보편과 상대의 충돌입니다. 결코 그들만의 고민거리는 아니라 우리 모두의 고민이기도 하다는 소리입니다.
 
실제 영국 극작가 앨런 베넷이 2003년에 발표한 이 작품 속 수업시간에 등장하는 인문학적 지식을 이해할 한국의 고교생이 얼마나 될까요? 셰익스피어 연극에서 영국의 TV 코미디 ‘캐리온’ 시리즈까지, 필립 라킨과 위스턴 휴 오든의 시부터 팻 샵 보이즈의 팝송 ‘잇츠 어 신’까지, 보어전쟁에서 홀로코스트까지를 넘나드는 ‘지식의 향연’은 인문대를 졸업한 일반 성인들에게조차 버겁습니다.
 
사실 동성애 코드가 강하다는 점에서 이 연극은 <죽은 시인의 사회>보다는 플라톤의 <향연>에 더 가깝습니다. 앨렌 베넷이 이 다음으로 발표한 <예술하는 습관>(2009)에서도 영국을 대표하는 두 명의 동성애자 예술가가 등장합니다. 이 작품에도 등장하는 시인 위스턴 휴 오든과 작곡가 벤자민 브리튼입니다. 이 두 예술가는 각각 헥터와 어윈과 쌍을 이룬다는 느낌이 강한데 이 작품 역시 현대예술에 대해 어느 정도 조예를 갖추지 않고는 쫓아가기가 힘듭니다.
 
그렇게 고난도의 인문학적 지식이 필요한 내용을 대사(10분가량 불어로만 떠드는 장면도 있다)와 연기로 풀어내야하는 배우중 상당수는 그저 ‘아는 척’ 하기에 급급하다는 것이 뻔히 보일 정도입니다. 다행히 어윈 역의 이명행은 섬세하면서도 선 굵은 연기로 작품을 끌고가는 힘이 됩니다. 아쉬운 점은 헥터 역의 최용민 배우입니다. 헥터는 어윈 보다 더강렬한 폭발력을 지닌 인룰임에도 그동안 최용민 배우가 보여준 사람은 좋지만 다소 우유부단한 ‘캐릭터 연기’의 틀에 갇혀 너무 전형화되고 말았습니다.
 
다시 내용으로 돌아가서 한국의 교육현실에선 헥터는 말할 것도 없고 어윈과 같은 교사만 만나도 ‘유레카’를 외쳐야 할 형편 아닐까요? 이런 상황에서 이들이 펼치는 고담준론이 귀에 들어오기나 할까. 요? 게다가 한국에선 엘리트 고교생 하면 이 작품을 연출한 김태형 씨의 대표작 ‘모범생들’에서처럼 출세에 눈이 먼 이기적이고 ‘밥 맛 없는 존재’로 그려지기 일쑤 아니었던가요?
 
그런데 놀랍게도 한국 고교생은 꿈도 못 꿀 인문학적 세례를 받은 ‘밥 맛’들이 끝없이 ‘잘난 척’ 하는 이 연극은 2004년 영국 로렌스 올리비에 상 새연극상 등 3개 부문, 2006년 미국 토니상 작품상 등 6개 부문을 휩쓴 작품입니다. 한국교육의 문제뿐 아니라 한국사회 전반의 반지성주의의 심각성을 깨닫기 위해서라도 꼭 이 작품에 도전해보길 권합니다.